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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가 진주를 만드는 과정(설명 상세함)놀랍도다!ㅎㅎ 2024. 12. 8. 18:20
은은하고 영롱한 빛을 내는 천연 진주, 진주는 희귀성과 아름다움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장식하고 재력을 뽐내는 수단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조개 입장에서 보면 진주는 몸속으로 잘못 들어온 불필요한 불순물에 불과하다. 조개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이물질을 자신의 살로 순화시키는 자기방어 과정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인 것이다. 순수한 이미지와 은은한 아름다움 뒤에 아픈 탄생의 비밀이 숨어있는 진주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외투막 가장자리 세포에 붙은
불순물 표면에 진주층이 덧씌워지며 생성
조개의 외투막과 껍데기 사이에 불순물이 들어오면 진주층을 만드는 외투막의 가장자리 세포가 불순물에 붙게 된다. 이때 세포는 마치 누에고치처럼 불순물을 둘러싸는데, 불순물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약 10일 정도면 핵을 완전히 둘러싼 모습으로 바뀐다. 그 모습이 마치 주머니에 싸인 것 같다고 해서 '핵주머니'라고 부른다. 이 핵주머니에서 탄산칼슘과 콘키올린이라는 단백질이 포함된 분비물이 나와 핵을 감싸면서 조개껍데기를 만들 듯이 불순물 표면에 진주층을 덧씌워 간다. 이때 배출되는 탄산칼슘에는 아라고나이트와 방해석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아라고나이트는 광택이 나게 하고, 방해석은 조개껍질 같은 석회석 결정 구조를 만든다. 진주 특유의 은은한 광택은 아라고나이트의 결정과 그 사이를 메우는 콘키올린이라는 물질이 얇은 층으로 여러 겹 쌓이면서 만들어진다. 빛이 겹치는 구조를 통과할 때 간섭1) 작용이 일어나 진주 특유의 빛깔을 만들어낸다. 이때 콘키올린의 색이 진주의 색을 결정한다.
진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정리하면, 조개는 바닷물에 녹아 있는 칼슘을 섭취하여 외투막 가장자리 세포에서 조개껍데기를 만든다. 외투막에서는 각피질, 능주질, 진주질 등 조개껍데기를 만드는 세포가 생겨나는데, 간혹 방해석을 분비하여 조개껍질의 중간층인 능주층이나 각피질을 만드는 세포가 핵이 되는 불순물에 달라붙게 되면 광택이 없는 진주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진주층을 만드는 세포는 한 번에 약 0.5 미크론의 두께로 핵을 덧씌우는데, 보통 진주의 진주층은 1 밀리미터 정도의 두께를 유지한다. 진주층 두께가 최소한 0.5 밀리미터는 되어야 껍질이 벗겨지지 않는다. 지름이 6 밀리미터인 핵을 진주조개 속에 넣어 크기가 8 밀리미터인 진주를 만들려면 진주층이 최소 2,000번은 핵을 둘러싸야 한다. 조개가 서식하는 환경과 먹이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평균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진주가 만들어지는 원리는 17세기 초 린네(Carl von Linne)가 처음으로 밝혔다. 린네는 조개껍데기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연구하면서 조개 속으로 불순물이 침입해 들어오면 자극을 받은 조개가 비정상적으로 물질을 분비하게 되고, 이 분비물이 불순물을 둘러싸서 진주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하였다. 19세기 폰 헤슬링(Phon Hestling)은 천연 진주가 만들어진 조개에는 핵주머니가 있는 것을 발견하였고, 1903년 스트라센(Strasen)은 조개의 외투막 세포가 핵주머니를 만들고 그 속에서 진주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밝혔다. 부톤(Bueton)은 핵주머니는 외투막의 표면이 움푹 패이면서 생긴다고 하였다. 심지어 외투막에 핵주머니가 만들어지면 핵이 되는 불순물이 들어오지 않아도 진주가 만들어진다고 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연에서 핵주머니가 만들어지는 원리는 밝혀내지 못했다. 핵주머니가 없는 상황에서 알주머니나 위 속에 핵을 넣고 다른 조개에서 외투막 세포를 잘라서 같이 넣어 주면 알주머니와 위가 핵주머니의 역할을 한다. 물론 알주머니에 핵이 삽입된 조개는 더 이상 알을 만드는 생식 기능은 잃어버린 불임 조개가 된다. 진주는 조개의 본능적인 자기방어 과정에서 만들어진 자연스런 결과물인데 비해, 양식 진주는 자신을 방어하는 조개의 생존 본능과 이를 이용해 값비싼 보석을 얻고자 하는 사람의 욕심이 더해져 만들어진 것이다. 살아 있는 생물의 생살을 째고 조개에 더 이상 자손을 생산하지 못하게 하는 아픔을 주는 혹독한 과정을 거쳐 맺은 결실이기 때문이다.
출처:한국해양과학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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