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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이유그때 그 시절 2025. 5. 23. 17:49
어린 시절, 하루가 마치 일주일처럼 길게 느껴졌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방학은 끝도 없이 이어질 것만 같았고, 기다리던 생일은 더디게 다가왔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니, 몇 달이 하루처럼 지나가고, 새해 계획을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연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라진다는 이 신기한 현상은 단순한 착각일까? 아니면 뇌의 작용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가 있는 걸까?
1. 새로운 경험과 시간 지각의 밀도: '인지 시간 이론'
시간의 체감은 단순히 시계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뇌는 시간을 '사건(event)'과 '변화'로 인식한다.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일찍이 "새롭고 기억에 남는 경험이 많을수록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고 말한 바 있다.
어린이는 새로운 자극이 넘치는 환경에서 살아간다. 첫 등교, 첫 친구, 처음 먹는 음식, 낯선 장소와 사람들… 이러한 모든 경험은 뇌에 강하게 각인되며, 뇌는 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 과정에서 체감되는 시간은 매우 ‘길고 풍부’하게 느껴진다.
반대로 성인이 되면 삶이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해진다. 출근, 퇴근, 같은 장소, 같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이처럼 ‘익숙한 일상’은 뇌에 새로운 기억을 남기지 못하고, 뇌는 정보를 압축하여 처리한다. 결국 하루, 한 달, 심지어 일 년도 뇌 속에서는 ‘요약된 기억’으로 저장되며 시간이 빨리 지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2. 비율 이론(Proportional Theory): 심리적 기준의 변화
프랑스 철학자 폴 자네(Paul Janet)는 다음과 같은 이론을 제시했다.
“인간은 자신의 전체 삶에 대한 상대적인 비율로 시간을 체감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한 살 아이에게 1년은 생애의 100%에 해당하는 엄청난 시간이다. 그러나 50살 성인에게 1년은 생애의 2%에 불과하다. 따라서 어린 시절의 1년은 인생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더욱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100페이지짜리 책을 읽을 때 처음 10페이지를 읽었을 땐 ‘많이 읽었다’고 느끼지만, 마지막 10페이지를 읽을 때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는 것과 비슷하다.
출처:Freepik 3. 기억의 저장 방식: '기억 기반 시간 지각(Memory-based perception)'
시간을 체감하는 또 다른 방법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기억을 갖고 있는가’이다. 이를 **기억 기반 이론(memory-based theory of time perception)**이라고 하며, 현재보다 과거를 회상할 때 특히 강하게 작용한다.
기억이 풍부한 시기: 더 길게 느껴짐 (예: 여행, 새로운 연애, 이사 등)
기억이 비어 있는 시기: 짧고 허무하게 느껴짐 (예: 반복되는 일상)
예를 들어, 누군가가 작년에 해외여행, 이직, 결혼 등 큰 변화를 겪었다면 ‘2024년은 길었다’고 느낄 수 있다. 반면 특별한 변화 없이 평범하게 보낸 한 해는 ‘벌써 끝났어?’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는 실제 시간이 아니라 ‘기억의 양’이 시간 지각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4. 주의집중의 방향성: 현재 vs 미래
시간은 우리가 얼마나 현재에 몰입하고 있는가에 따라서도 체감 속도가 달라진다. 어린이들은 당장의 경험에 몰입하며, 그 순간에 주의를 집중한다. 반면 성인은 미래 계획, 걱정, 일정 등 현재가 아닌 시간에 대한 사고에 많은 인지 자원을 할애한다.
결과적으로, ‘지금 여기’에 존재하지 않을수록, 순간의 흐름은 인식되지 않고, 시간이 ‘흘러간 후’에만 인지된다. 이러한 주의의 분산은 체감 시간의 단축으로 이어진다.
결론: 시간은 물리적 흐름이 아니라, 심리적 구성물
결국 우리가 느끼는 시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뇌가 어떻게 인식하고 기억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심리적 구성물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단순히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뇌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점점 달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간을 천천히 느끼고 싶다면, 어린아이처럼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몰입해서 현재를 살아가며, 기억에 남을 만한 사건들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충분히 느려질 수 있다.
출처: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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