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관리:시간과 배움

2024년의 끝자락이 찾아왔습니다.

자이오엔 킴♥︎ 2024. 12. 16. 19:20

 

리스 사진 밝고 디자인도 심플한 크리스마스 하니 예쁨♥︎

 

2024년의 끝자락 12월이 오기까지,또한 버틸 수 있을 때까지,기다릴 수 있게 해준 모든 주변 사람들과 환경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시를 읽어보도록 하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람녀

잠 못든 이의 창문 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

에 돋는 새살이 되자


 

겨울강 정호승

 

꽝꽝 언 겨울강이

왜 밤마다 쩡쩡 울음소리를 내는지

너희는 아느냐

별들도 잠들지 못하고

왜 끝내는 겨울강을 따라

울고야 마는지

너희는 아느냐

산 채로 인간의 초고추장에

듬뿍 찍혀 먹힌

어린 빙어들이 너무 불쌍해

겨울강이 참다 참다 끝내는

터뜨린 울음인 줄을

 


 

겨울사랑 박노해

 

하늘과 땅에서 얻은 것들

다 되돌려주려고

고갯 마루 건넛산을 바라보는

스님의 뒷모습 처럼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어제는 꽃 한 송이 남지 않고

수레바퀴 지나간 자국 아래

부스러진 잎사귀와

끌려간 줄기의 흔적만 희미한데

그래도 뿌리 하나로

겨울을 나는 꽃들이 있다

비바람 뿌리고 눈서리 너무 길어

떨어진 잎 이 세상 거리에

황망히 흩어진 뒤

뿌리까지 얼고만 밤

씨앗 하나 살아서 겨울을 나는 것들도 있다

이 겨울 우리 몇몇만

언 손을 마주 잡고 떨고 있는 듯 해도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견디고 있다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이기고 있다